비접촉폭행, 같은 행위인데 왜 결론이 갈렸나 — 대법원판례 3인 비교
"직접 때리지 않으면 폭행죄가 아니다"는 말, 과연 맞을까? 비접촉폭행을 둘러싼 대법원판례 해석은 변호사마다 강조점이 다르다. 쟁점은 하나—유형력이 신체를 향했는가—지만, 사실관계의 어느 지점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아래 세 사례는 폭행죄·비접촉폭행·신체지향성이라는 같은 키워드 아래 놓이면서도 서로 다른 시사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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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비교표
| 구분 | 사례 1 (권우상) | 사례 2 (신민호) | 사례 3 (김경인) |
|---|---|---|---|
| 핵심 쟁점 | 비접촉폭행의 유형력 인정 기준 | 상고심 합의와 형사·민사 분리 | 군인 신분과 이수명령 부과 가능 여부 |
| 사실관계 | 책상을 피해자 방향으로 뒤집어 엎음 | 성범죄 피해자가 상고심 단계에서 합의 고려 | 부사관이 후배 배우자를 강제추행, 원심이 이수명령 제외 |
| 변호사 관점 | 신체지향성·공간적 근접성 중심으로 무죄 논거 분석 | 형사·민사 절차 분리, 소멸시효 경고 | 판결 확정 시 신분 자동 상실 → 이수명령 부과 가능 |
| 대법원 결론 | 파기환송 (유형력 불인정) | 해당 없음 (절차 해설) | 파기환송 (이수명령 누락 위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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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 책상을 엎으면 폭행죄? 신체지향성이 판단의 칼날
회사 동료와 말다툼 끝에 양손으로 책상을 뒤집어엎은 피고인이 폭행죄로 기소됐다. 원심은 피해자와의 근접 거리, 피고인의 시선 방향, 파편이 튄 사실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2023도5440)은 달리 봤다. 책상이 넘어진 방향이 피해자 쪽이 아니라 다른 가구 쪽이었다는 점, 피해자 신체에 실제 위험이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파기환송했다. 권우상 변호사는 이 판결을 통해 비접촉폭행 판단의 여섯 가지 기준—①신체지향성 ②위험성의 직접성 ③공간적 근접성 ④행위 의도 ⑤수단과 태양 ⑥피해자의 고통—을 정리하며, "단순히 놀라게 했다는 사정만으로 유형력 행사로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권우상 변호사 —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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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 — 상고심 합의, 폭행죄 형량에 영향을 줄까
성범죄 피해자가 1·2심을 버티고 대법원 단계에서 지쳐 합의를 고려하는 상황. 신민호 변호사는 이 시점의 합의가 형량 감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대법원은 법률심으로서 새로운 사실관계—합의 여부—를 판단 대상으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판례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합의에 나서면 오히려 협상에서 불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민사 손해배상 소멸시효(불법행위 인지일로부터 3년)가 형사재판 진행 중에도 흐른다는 점을 놓치면, 유형력 피해를 입었더라도 배상 청구권 자체를 잃을 수 있다. 폭행죄·비접촉폭행 사안에서도 형사 결과만 보고 민사 절차를 미루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다.
신민호 변호사 —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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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 — 군인 강제추행, 이수명령은 빠져도 되나
부사관이 강제추행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원심은 벌금 800만 원만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제외했다. 군법 적용 대상자에게는 보호관찰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대법원(2025도16559)은 이를 파기환송했다. 해당 형이 확정되는 순간 피고인은 군인사법에 따라 자동으로 현역 신분을 잃는다. 이수명령이 실제 집행되는 시점에는 이미 군법 적용 대상자가 아니므로, 특례 조항을 이유로 이수명령을 뺄 수 없다는 것이다. 김경인 변호사·회계사는 "판결 확정 후의 신분 변동을 양형 단계에서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대법원판례가 유형력 범죄의 제재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경인 변호사·회계사 —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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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비교 — 왜 결론이 갈렸나
세 사례의 분기점은 '어느 시점의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삼느냐'다.
사례 1은 행위 당시의 신체지향성이 핵심이었다. 책상이 향한 방향, 즉 유형력이 신체를 겨냥했는지를 물리적으로 재구성해야 했고, 대법원은 이 지점에서 원심과 달리 판단했다.
사례 2는 절차 진행 시점의 문제다. 상고심이라는 단계에서 합의라는 새 사실이 발생해도 대법원판례의 심리 범위 밖이다. 폭행죄를 포함한 형사사건 피해자가 민사 소멸시효를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례 3은 판결 확정 이후의 신분 변동이 분기점이었다. 선고 시점의 신분만 볼 것인가, 집행 시점의 신분까지 볼 것인가. 대법원은 후자를 택했다.
키워드로 정리하면: 비접촉폭행·유형력·신체지향성은 '행위 방향과 위험의 직접성'을 따지는 개념이고, 대법원판례는 이 판단을 시점·신분·절차라는 변수와 결합해 구체적 결론을 도출한다. 같은 폭행죄 쟁점도 사실관계의 어느 층위를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법적 지형이 펼쳐진다.
원본 출처
- 권우상 변호사 — 책상을 엎었을 뿐인데 폭행죄? 비접촉 폭행의 경계
- 신민호 변호사 — 성범죄 피해자가 상고심서 합의하면 후회하는 결정적 이유 1가지
- 김경인 변호사·회계사 — 군인이 강제추행으로 유죄? 이수명령은 부과될까
본 글은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 사안에 대한 판단은 변호사·회계사 상담을 권합니다.